노후

2022.12.02 22:04:10

노인들을 위한 디지털 피트니스

글 : 김수민 


독일 정부의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지원 프로젝트 중에 ‘디기탈팍트 알터’(DigitalPakt Alter)는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시니어들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서 현재는 보다 발전된 학습방식을 지원한다.


이제는 단순히 컴퓨터를 켜고 끄는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배우는 것만이 아니라, 디지털을 이용해 지역 사회와 학문, 문화, 예술 등 전문 영역에 대한 경험과 학습을 늘려 나갈 수 있다. 디기탈팍트 알터는 독일 각 주, 지방 소도시, 경제와 학문 영역에 걸쳐 다양한 전문 인력들로 이루어진 연맹으로,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영역들과 관련해서 노인들의 디지털 삶을 지원하여 이끌고자 시도한다.


집 근처의 디지털 공부방


‘디기탈팍트 알터 DigitalPakt Alter’는 번역하면 그 의미가 대략 ‘고령의 디지털 협약’ 쯤 된다. 그렇지만 국가와 맺는 협약의 의미보다 지역사회와의 약속의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독일 베를린의 베딩(Wedding) 지역에 위치한 미래의 집(쭈쿤프츠하우스Zukunftshaus) 프로젝트가 이와 유사한데, 이 곳에서는 베딩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 구성원을 지원하는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이 있다. 아기가 태어난 집의 아빠가 육아에 대 울 수 있고, 텃밭 일구기와 원예를 배울 수 있는 수업도 있다. 말하자면 집 근처에서 가족 공동체 특히 아이와 여성, 노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중요한 생활 정보를 쉽고 저렴하게 접할 수가 있다.


노인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전문 영역에 대해 집 근처의 지원센터를 통해 공부하는 것이 가능하다. 책과 매거진, 텔레비전과 라디오가 여전히 정보 제공의 주된 매체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정보의 중요성은 현실에서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사회 각 영역의 연결 매체


디지털은 그것 자체의 전문화된 영역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복잡하고 다양한 정보들을 함께 연결시키고 통합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노인들의 관심사에 해당하는, 주거, 환경, 돌봄, 자연, 복지, 사회, 문화 등에 관해 디지털을 통한 매개와 학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디기탈팍트 알터’에서 추진하는 일은 바로 이런 풍요로운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노인들의 생활에 대한 지원 사업이다. 독일 각 지역에 여러 개의 부처를 두고 운영하고 있으며 지원 내용은 각 지역의 성향과 요구에 따라 서로 차이가 난다. 그렇지만 지역 내 시니어들은 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 서로 가깝게 만나서 연대하고 지식과 정보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


최근 도시 쾰른(Kln)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노인 돌봄 시스템에 최신 테크놀로지를 결합시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하고 있다. 이는 편의를 위한 집안의 기구나 기기들 뿐만 아니라, 의료와 간호에 이용되는 기기들을 최첨단의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피트


디지털화 한 돌봄과 요양


각 개인들이 요양 생활을 위해서 병원이나 각종 시설의 최첨단 기기들을 접하는 것과 다르게, 실생활에서 친근하게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고안되고 있다. 이러한 기기들은 VR 기기와 게임, 인터넷, 태블릿, 언어 도우미 기기 등 다양한 방식들이 활용되고 있다. 이런 도구들이 언뜻 어떤 구체적인 도움으로 연결되는 것인지 잘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치매와 같은 중증 환자가 시설에 들어가지 않고 가정 내에서 돌봄을 받을 경우 보다 세심하고 정확한 돌봄이 요구된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디지털 기기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매우 특수한 영역에서 활약할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지원과 활동들은 지역 사회 전체의 공감과 이해, 또 수요가 있어야 가능해 진다. ‘디기탈팍트 알터’에서 독일 사회의 디지털 정보화 방식의 중요성을 지금보다 더 많이 알리고, 실행에 옮기고자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연대


독일 자를란트(Saarland) 주에서 행하고 있는 디지털 프로젝트는 지역 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온라이너란트 자‘(Onlinerland Saar)로 이름이 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자를란트 주의 주민들이 온라인에서 서로 만나 소통하는 방식을 시도하는데, 특히 지역 내 이웃과 교류가 적은 노인들에게 포커스를 두고 있다. 이 방식을 통해서는 서로 사는 지역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역사회의 연결과 통합을 위해서 소규모 도시나 지역에 국한해서 행해지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하나의 주 전체가 이 온라인 주민 참여 방식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로써 자를란트 주의 주민들 가운데 소외되기 쉬운 노인 계층의 주민들은 좀더 세심한 배려와 돌봄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노인들은 거주지 주변을 거의 벗어나지 않기도 하지만, 신체 활동이 자유롭지 못해 고립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취약한 상황에 놓인 시민들에게 특히 이런 온라인 공간은 자유와 활기를 되찾아 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김수민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박사과정